뉴스다 최광묵 기자 | 경남도립미술관은 7월 11일부터 10월 19일까지 경남도립미술관 1층 전관에서 경남 의령 출신의 중견작가 권영석(1965- )의 예술 세계를 소개하는 《권영석: 생(生)이라는 우주》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경남도립미술관이 경남 미술의 흐름과 미술사적 가치를 연구하고자 격년마다 지역을 대표하는 원로 작가 또는 역량 있는 중견 작가를 발굴·연구하여 집중 조명하는 ‘경남작가조명전’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권영석은 오랜 시간 ‘생(生)’이라는 일관된 주제 의식을 바탕으로 작품 세계를 구축해 왔다. 특히, 남해안의 굴 껍데기에서 재취한 가루 안료를 사용해 독창적인 매체 실험과 표현 기법을 선보였다.
남해안에 주로 서식하는 굴은 선사시대부터 인간의 식생활과 함께 해왔다. 작가는 어느 날 문득 바다 속 굴 껍데기에 반사된 달빛의 일렁임을 보며 “생성과 소멸의 소우주”를 떠올렸고 이를 작업의 소재로 삼기 시작했다.
아교에 갠 작고 고운 석화 가루는 캔버스를 은은하게 감싸며 부드러운 굴곡과 거칠고 단단한 질감의 독특한 화면을 만들어낸다. 구상과 추상이 혼재하는 그의 회화는 미생물처럼 극소한 존재부터 광대한 우주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생의 차원을 상상하도록 한다.
권영석은 교직을 떠나 고향 의령에 정착한 후 작업과 농사를 병행하며 쉴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작가에게 있어 그림 그리는 행위와 농사는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 농사는 그 어떤 활동보다 자연과 가깝게 지내며 섭리에 순응해야만 하는 일이기에, 절기마다 펼쳐지는 농촌의 일상은 생에 대한 깊은 사색이 되어 캔버스를 채우는 원동력이 된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귀농 이후 세상과 거리를 두고 몰두해 온 회화작품 30여 점으로 구성됐다. 모든 작품의 제목인 ‘생(生)’은 단순히 살아있는 상태를 넘어, 생성과 발전, 변화와 소멸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세상의 모든 존재는 생을 통해 끊임없이 순환한다.
이는 곧 우주의 조화와 질서의 법칙을 받아들이는 형이상학적 사유로 확장된다. 작가는 생의 본질에서 발견한 겸허한 깨달음을 통해 자연과 생명의 가치, 그리고 그 속에 깃든 희망을 관람객과 나누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