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다 최광묵 기자 | 인류무형유산 농악, 전북특별자치도 무형유산 고창농악과 명인들
올해로 창립 40주년을 맞은 (사)고창농악보존회는 고창군 14개 읍·면 농악단연합회와 전국의 동호인들과 함께 고창농악을 전승·확산하며 굳건한 문화공동체를 이어오고 있다.
고창농악은 호남우도지역 영무장(영광·무장·장성·함평) 농악에 뿌리를 두며, 고창 출신 및 거주 예인들이 중심이 되어 발전해왔다. 그 대표적인 예인으로는 상쇠 박성근, 설장구 김만식, 수법고에 이모질 선생이 있었다. 예부터 “윗녘 가락은 빠르고 아랫녘 가락은 느린데, 고창농악은 그 중간에 있어 간이 잘 맞는다”는 말이 전해질 만큼, 지역적 특성이 녹아든 농악이다.
1998년 정창환 선생이 전북 무형유산 고창농악 ‘고깔소고춤’ 예능보유자로 지정되고, 1999년 황규언 선생이 상쇠 예능보유자로 지정되면서 고창농악은 전국 무대에서 본격적인 명성을 떨쳤다. 이어 2000년 (사)고창농악보존회가 ‘전북특별자치도 무형유산 고창농악’ 보유단체로 지정되고, 2005년에는 정기환 선생이 설장구 예능보유자로 지정되며 고창농악의 위상이 확고히 자리 잡았다.
고창농악의 전승 체계를 확립한, 상쇠 이명훈
이명훈 상쇠(1968, 고창 고수 출신)는 황규언, 정창환, 정기환 선생 등 1985년 고창농악대란 이름으로 현재 고창농악 부흥의 기틀을 마련하신 원로 선생들의 수제자로, 지난 30여 년간 고창농악의 절차와 가락을 기록·연구·복원하며 전승 체계를 확립한 주역이다. 그는 고창농악의 원로 선생들과 함께 문굿, 풍장굿, 도둑잽이굿 등을 재현했고, 고창농악의 후배들과 교육·공연·축제·연구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며 고창농악전수관의 기반을 마련했다.
1993년 14명으로 시작한 전수교육은 현재 연간 수천 명이 참여하는 규모로 성장했고, 이를 통해 전국 각지에서 농악을 배우는 인재들이 고창을 거쳐 가고 있다.
교육·공연·축제·연구… 활발한 전수관 활동
고창군 성송면에 위치한 고창농악전수관은 교육, 공연, 축제, 연구의 거점으로 연간 4천여 명이 방문한다. 교육 프로그램은 ‘사시사철 굿피는 고창’, ‘전통예술학교’, ‘인문학 콘서트’, ‘꿈피는 문화뜰’ 등 20여 개가 운영되며, 매년 3천5백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공연 분야에서는 고창농악의 다양한 굿을 무대화 작품 〈풍무〉, 판굿의 현대적 해석 〈판굿 1.3〉, 연희극 〈감성농악 시리즈〉, 현장 굿판의 재미를 살린 〈고창농악 상설굿판〉 등 연간 60여 회의 공연을 무대에 올리고 있다.
축제는 전통연희축제 꽃대림축제, 동호인들과 함께하는 고창굿한마당, 14개 읍·면 단위 고창농악한마당축제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활동은 고창농악이 지역을 넘어 전국의 농악문화로 확산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전국으로 뻗어가는 고창농악
고창농악 전승교육은 교육 신청 오픈 후 몇 분 만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주말 동안 고창에 머물며 악기를 배우고 지역문화를 체험하는 ‘굿 스테이’ 프로그램도 꾸준히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는 농악과 현대 미디어아트를 결합한 창작공연 〈샤이닝〉을 서울과 고창에서 선보이며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지난해 고창군의 상설공연으로 시작된 이 작품은 연출·무대·기술을 보완해 한층 완성도 높은 무대로 관객의 큰 호응을 얻었다.
전승기반 강화, 고운채 개관
지난 7월에는 전수관 내 70여 명 규모의 숙소동 ‘고운채’가 개관했다. 총사업비 27억 원이 투입된 고운채는 연면적 507.85㎡, 지상 2층 규모로, 동시에 1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식당과 6인실 숙소 12실, 세탁실 등을 갖추고 있다.
‘고운채’는 ‘고창다운 집’이라는 뜻으로, 방문자가 고창을 집처럼 느끼고 지역민의 일원으로서 농악을 체험하며 향유하기를 바라는 의미를 담았다. 이를 통해 교육·숙박 여건이 대폭 개선되며 전승 기반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로 뻗는 고창농악”
심덕섭 고창군수는 “오늘날 고창농악이 지역을 넘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무형유산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군민 모두가 함께 신명나는 판을 만들어온 덕분”이라며, “앞으로도 고창농악이 세계 무대에서 더욱 빛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