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다 최광묵 기자 | 서울시 노원문화재단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독립의 의미를 되새기고, 그 정신을 시민과 함께 나누기 위한 문화예술 프로젝트 ‘노원이 기억하다’를 추진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전시, 공연, 영화, 강연, 북큐레이션·체험프로그램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광복의 역사적 순간을 오늘의 삶 속에서 체험하고 기억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전시 ‘저마다의 길 위에서’는 역사의 분기점에 선 개인과 사회의 선택을 조명하는 작품들로 구성된 미술 전시로, 8월 2일부터 경춘선숲길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평화의 소녀상 작가 김서경·김운성, 그리고 사회적 풍자를 담은 판화 작업으로 알려진 이동환 작가가 참여해 광복의 역사와 의미를 예술로 되새긴다. 기찻길이라는 시간의 상징을 따라 펼쳐지는 이 여정은 해방 이전과 이후의 수많은 갈림길과 선택을 시각화하며, 관람객이 자신만의 길 위를 돌아보며 성찰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뮤지컬 ‘우키시마마루’는 광복 직후 일본에서 고국으로 귀환하던 조선인들이 탑승한 귀국선 ‘우키시마호’의 폭침 사건을 바탕으로 한 창작 뮤지컬로, 8월 15~16일 노원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공연된다. 망각 속에 묻혀 있던 강제징용 조선인들의 비극을 40인의 배우가 노래와 연기로 재현하며, 해방이라는 역사적 순간이 품고 있던 또 다른 상처를 무대 위에 되살린다. 이번 작품은 노동·인권·역사 등 사회적 주제를 다뤄온 극단 경험과상상이 제작을 맡아 사실적이면서도 공동체적 울림이 있는 무대로 완성도를 더했다.
역사 다큐멘터리 영화 ‘독립군 : 끝나지 않은 전쟁’은 독립운동가 홍범도의 생애를 소설적 상상과 역사적 사실을 교차해 조명하는 작품으로, 8월 12일 전국 개봉 예정이다. 배우 조진웅이 내레이션과 주연을 맡았으며, 우원식 국회의장, 이종찬 광복회장, 박홍근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이사장 등이 출연해 역사적 메시지를 더한다.
다양한 시각에서 역사적 의미를 풀어낼 명사들의 강연과 체험, 북큐레이션 28개 프로그램도 7~8월 간 노원구 내 8개 공공도서관에서 진행된다.
여성 독립운동가의 삶을 연구해 온 이윤옥 시인의 이야기와 함께 역사학자 신병주 교수, 동화작가 고정욱, 역사교사인 유정호 작가 등의 만남이 진행되고, 캘리그래피와 필사 등을 통해 청소년·어린이들에게 독립의 의미와 현재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될 예정이다.
또한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문화 향유를 넘어 공익적 가치를 실현하는 연대의 장으로도 확장된다. 노원문화재단은 지난 7월 22일 대한적십자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독립운동가 후손 돕기’ 캠페인을 공식 연계했다. 각 프로그램에 참여한 관객들이 현장에 비치된 후원 QR코드와 디지털 채널을 통해 후원하고, 이 후원금은 독립운동가 후손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강원재 노원문화재단 이사장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문화예술이 기억을 넘어 실천으로 이어지는 계기를 만들고자 했다”며 “당대의 기억이자 실천으로서의 문화예술을 노원구민들과 함께 향유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