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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시 산울림청소년센터, ‘꼬리표’ 떼고 ‘쉼표’ 찍으니... 세대 아우른 숲속 힐링의 밤

“사회적 편견 내려 놓고 온전한 나를 만나”

 

뉴스다 최광묵 기자 | 지난 6일 저녁, 부천시 산울림청소년센터 숲속이 수백 개의 따뜻한 불빛으로 가득 찼다. 청년들이 직접 기획한 힐링 축제 '이건 쉼표, 야(夜)'에 참여하기 위해 모인 발걸음들이었다. ‘이 시대 모든 청춘을 위한 힐링의 밤’이라는 슬로건 아래 열린 이날 행사는, 200여 명의 시민이 참여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행사 후 진행된 만족도 조사 결과, 96.2%가 ‘만족한다’(4~5점)고 답했으며, 평균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67점에 달했다. 주목할 점은 참여자의 연령 분포다. 청년(19.2%)은 물론, 청소년(38.5%)과 35세 이상 성인(42.3%)이 고르게 참여하며, ‘쉼’이라는 주제가 특정 세대를 넘어 모든 시민에게 필요한 가치임을 증명했다. 한 40대 참여자는 “청소년, 청년, 어른들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라 좋았다”는 소감을 남겼다.

 

◆ ‘야시장’ 대신 ‘쉼터’, ‘경쟁’ 대신 ‘공감’

이번 행사는 ‘야시장’의 상업적 형태에서 벗어나, ‘쉼’과 ‘존중’에 집중한 기획이 돋보였다. 서정적인 버스킹 공연과 체험 부스가 열린 ‘E존(Energy Zone)’과, 타로 상담과 쉼터가 마련된 고요한 ‘I존(Insight Zone)’으로 공간을 분리해 참여자들이 각자의 성향에 맞는 쉼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두 공간을 잇는 ‘쉼의 길’은 이번 행사의 철학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참여자들은 ‘나를 힘들게 하는 꼬리표’라는 주제의 전시 벽에 ‘취준생’, ‘장녀’ 등 사회가 부여한 자신의 역할과 편견을 적은 쪽지를 직접 붙이며 마음의 짐을 내려놓는 시간을 가졌다. 설문조사에서도 다수의 참여자가 “꼬리표 떼기 활동이 인상 깊었다. 사회가 붙인 이름들을 잠시 잊고 그냥 나 자신으로 있을 수 있었다”고 답했다.

 

◆ 필수 노동자가 청년에게, 청년은 다시 이웃에게…‘감사의 선순환’

이날 행사는 ‘부천시생활폐기물수집운반업협회(이사장 염기동)’의 후원으로 시작됐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더했다. 매일 새벽 도시의 아침을 여는 필수 노동자들이, 지친 청년들에게 하룻밤의 온전한 ‘쉼’을 선물하고 싶다는 마음을 전해온 것이다. 행사를 기획한 산울림 청년크루는 이 마음에 보답하고자, ‘쉼의 길’에 ‘빛으로 전하는 감사’라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참여자들은 이곳에서 환경미화원 등 필수 노동자들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적은 카드를 작성했고, 이 카드들은 추후 그들에게 직접 전해질 예정이다.

 

감사의 의미는 현직 가로청소원 홍은자 님이 특별 게스트로 참여한 무대 위 토크쇼에서 절정을 이뤘다. 홍은자 님은 무대 위에서 직업에 대한 사회적 ‘꼬리표’와 새벽 근무의 고됨, 그럼에도 불구하고 느끼는 보람에 대해 진솔하게 이야기했다. “세상의 모든 청춘들, 파이팅!”이라는 그의 응원 메시지는 현장의 청년들에게 큰 울림을 주며 세대 간 공감대를 형성했다.

 

행사를 주관한 산울림청소년센터 부장 박성희 “이번 행사는 청년들이 받은 지지를 다시 지역사회에 감사로 돌려주는 ‘감사의 선순환’을 만드는 실험이었다”며, “청년들이 단순한 수혜자를 넘어, 건강한 지역 공동체를 만드는 주체로 성장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청년들의 실험에 힘을 실어준 부천시생활폐기물수집운반업협회의 응원과 지지에 감사한 하루였다”고 밝혔다.

 

행사를 직접 기획한 산울림 청년크루의 부대장 박소담(19) 청년은 “이번 축제를 통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지역사회의 따뜻한 연결을 경험했다”며 “이날 찍은 ‘쉼표’가 앞으로 우리가 지역 안에서 더 즐겁고 의미 있는 일들을 만들어나갈 ‘느낌표’가 될 것이라 믿는다”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이번 축제는 자극적인 콘텐츠 없이도 진정성 있는 기획이 시민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줌과 동시에 청년들에게 ‘우리도 지역사회를 위한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성공의 경험과 자기효능감을 안겨 주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산울림청소년센터는 앞으로도 우리 사회에 진정한 ‘쉼표’가 필요한 이들에게, 그리고 자신의 ‘느낌표’를 찾고 있는 청년들에게 따뜻한 응원이 되어주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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